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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ㆍ국민참여

고마워요, 우리 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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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근무 중 순직한 故 권인환 일병 조문의 감사의 글
안녕하세요~
이번 1월 9일 경기도 연천지역 구제역 대민지원을 나갔다가 사고사를 당해 좋은 곳으로 먼저 떠난 故 권인환 일병의 누나입니다.

제 동생을 떠나 보내는 길에 바쁘신 와중에도 먼 길 마다않고 장례식장까지 조문을 와 주셔서 많은 격려와 부의를 베풀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님과 이용걸 국방부차관님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으로 보살펴 주신 덕분에 동생의 장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일일이 찾아뵈어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지만 부득이 하게 서면으로나마 감사 인사를 대신하려 합니다.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어제는 삼오제라 평소 동생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챙겨 동생이 머무르는 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위를 잘 타는 동생이 너무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그곳에 잠들어 있는 많은 전우들과 함께 있어 그나마 안심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동생 방에 홀로 앉아 이 글을 쓰면서도 동생이 먼 길을 떠났다는 게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2주 뒤면 첫 휴가를 얻어 집에 내려와 엄마가 해주시는 따뜻한 집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들떠있던 동생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기만 할 뿐입니다.

1989년 동생이 한 살 되던 해, 아빠가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 불구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의 병원을 찾아다니시는 동안 저와 제 동생 인환이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필요했던 시기에 홀로 지내야 했던 어린 제 동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으실 수 없으셨던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와 가족이 다시 함께 살게 된 기쁨도 잠시, 생계를 위해 다시 24시간 운영 해야만 하는 조그마한 구멍가게 일로 인해 또 다시 동생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을 시간도 없이 누나인 저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해야만 했습니다.

학교를 위해 제가 고향을 떠난 후 부모님과 홀로 남은 동생은,,

아빠를 위한 일이라면 언제어디서든 친구들과의 약속도 모두 뿌리치고 무작정 집으로 달려와 도움이 필요한 아빠의 손과 발이 되어드리고..
학교가 끝나면 곧장 가게로 달려가 엄마를 위해 힘든 가게 일을 도와 드리고..
집에서는 가게 일 때문에 바쁘신 엄마를 위해 알아서 집안일을 찾아서 하며..
23년간 부모님께 “싫어요, 아니요” 한번 말한 적이 없었던..
군대에 가서도 오로지 부모님 걱정만 했었던..

소문난 효자인 제 동생 인환이가...
이제는 다시 못 올 먼 곳으로 먼저 갔습니다.
왜 제 동생 이여야만 했는지,,, 왜 이렇게 일찍 데려가야만 했는지,,,
너무도 하늘이 원망스럽고 가슴이 미어지지만 인환이를 알았던 많은 사람들이 말했듯이
동생이 너무나 착해서 하나님께서 천사로 쓰시려고 이렇게 일찍이도 데려갔나 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불효를 저질러 부모님보다 먼저 멀리 떠나는 길에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 한번 못 드리고 간 게 너무도 죄송했는지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 목숨바친 군인으로써 언젠가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부모님께 위로의 선물을 주고 떠난 걸 보면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효자인가 봅니다. 그런 동생을 위해 저희 가족이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권.인.환.
동생의 이름 석 자를 헛되지 않고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3일 동안 바쁘게 장례를 치르고 집에 돌아와 보니 곳곳에서 느껴지는 동생의 흔적과 기억들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지만 이제는 제가 눈물을 닦고 마음을 다잡아 아들을 잃은 부모님을 챙겨드리고 동생의 큰 빈자리를 두 배로 노력하여 지금부터 조금씩 채워나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동생을 잃은 저희 가족과 함께 슬퍼해 주시며 따뜻한 위로와 조의를 베풀어 주신 고마움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불상사가 이제는 제 동생으로 여기고 싶은 모든 국군장병들과 가족들에게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끝으로 구제역 대민지원을 나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생을 생각하며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 및 군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군 부대원들의 추천을 받아 모범사병으로 뽑혀 포상휴가를 받았던 것을 첫 휴가에 나와 부모님께 자랑스럽게 알리고 싶어 했었던...
그러나 그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먼저 떠나야만 했던..
제 동생 권.인.환.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주시고 인환이가 맘 편히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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