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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사단 헌병대 부대개방행사를 다녀와서
부대개방행사를 다녀와서...
51사단 헌병대 일병 아버지

군대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뇌리에 스치는 것은 하얀 눈이 뒤덮인 대성산과 산그늘에 가려진 얼음으로 빚어놓은 것과 같은 차가운 적근산이 생각날 뿐입니다.
전역한지 35년이 흘렀는데도 결코 잊혀 지지 않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던, 돌이켜보면 짧았지만 당시에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던 나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60이 된 나이에도 이처럼 당시의 시절이 자주 생각나는 것은 늦둥이 막내가 현역으로 복무중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군대 가기 싫다는 말을 해오던 철부지 녀석이 때가 이르자 군말 없이 지원하여 입대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개월이 되었습니다.
입대하는 손자를 앞에 둔 할아버지께서는 건강을 잘 챙기라는 말씀과 더불어 6.25당시의 헌병의 활약상을 장황하게 설명하시는데, 아들 녀석 표정으로 보아서는 임진왜란 때의 말씀을 듣는 것처럼 흘려듣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헌병이 되리라는 것을 생각지 못한 탓도 있었겠지만, 무엇이 되든지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리라는 마음가짐이 더 컷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할아버지의 염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헌병주특기를 받게 되었고, 이제는 어엿한 일등병이 되어 51사단 헌병대에서 제 밥값을 그런대로 해내고 있는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수사헌병 주특기를 받았다는 말을 들으신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주특기를 물려받은 손자 녀석이 자랑스러우셨던지 동네방네 소문을 내셨는데, 그 기세가 가히 사법고시 합격에 버금갔다는 동네 소식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G.O.P 근무만 기억에 남아있는 아빠 입장에서 춥지 않은 곳에서 근무하기만을 간절히 바랐었는데, 언감생심[焉敢生心] 헌병이 되어서 교통이 편한 수도권에서 근무한다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이란, 비가 오면 비가 와서 걱정이요,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어서 걱정이 되는지라, 언제나 마음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저런 걱정 중에 아들 녀석이 사단 헌병대에 전입하여 신고를 받으신 헌병대장님께서 전화를 직접 주시며 ‘부모초청 부대개방행사’에 초대를 하셨는데, 아들이 근무하는 헌병대를 방문 할 기회를 갖게 되어 저희 부부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앞두고 잠 못 이루던 기분으로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헌병하면, 군 시절에 말대꾸를 잘못하여 귀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억밖에 없는지라, 눈썹은 이순신 장군처럼 치켜 올라가고 눈초리에는 알게 모르게 매서움이 어려 있는 그런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실제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여군 헌병의 안내를 받아 헌병대에 들어서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헌병대장 이범재 중령님을 비롯한 간부님들의 환한 표정으로 다소 긴장되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부드러움과 더불어 느껴지는 일사불란[一絲不亂]한 장병들의 움직임은 아들을 맡겨 둔 부모님들의 마음을 자랑스럽게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생전에 브리핑이라는 것을 받아 본적이 없는지라 약간의 송구스러움을 느끼는 중에도 헌병대장님의 자상하신 부대 소개에 이어 사단에서 헌병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현장위주 예방활동과 찾아서 지원하는 헌병활동’ 등을 들으면서 이제껏 알고 있었던 권위적인 헌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사 앞에 가지런히 정돈된 여러 가지 장비를 비롯한 각종 화기들과 보급품들을 설명하던 간부님들의 막힘없는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이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예전엔 남자들만의 냄새와 정돈되지 않아 보여주길 꺼려했던 생활관까지도 보여 주시며, 아들의 잠자리를 비롯하여 사물함 내부까지도 볼 수 있도록 손수 안내하시고, 이어서 생활관의 선임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통해 궁금한 사항들을 주고받으며 아들을 당부하고 나니 모두가 친아들로 느껴졌습니다.
생활관을 나서며 아들이 누워 자는 잠자리를 만져볼 때는 콧등이 시큰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건 순전히 잔정이 유난히 많은 집안내력일 뿐입니다.
헌병대장실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도 훌륭했으며, 식단표에 맞추어 보태지도 덜하지도 않은 취사병의 정성어린 점심을 대접받은 부모님들의 표정이 매우 밝아 보였습니다.
“나라에 큰일만 없다면 만고강산이네!”하시는 어느 신병 할머니의 말씀은, 손자가 생활하는 헌병대에 대한 안도감이 포함된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표현입니다.
입대 후 처음 갖는 1박 2일 외박 신고를 하는 아들 녀석 가슴이 제법 넓어 보입니다.
이렇게 하여 부대 방문행사가 마무리 되었지만,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나아가 군(軍)과 민(民)의 사이를 돈독하게 해주는 부대개방행사의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한번쯤은 더 경험해 보고 싶은 유익한 기회였음이 틀림없습니다.
특히, 부대개방행사를 다녀와서 헌병대장님께 감사와 소감을 편지로 드렸는데 오히려 먼 길을 방문해 주어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게 되어 헌병대장님의 세심한 배려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재형이가 정기휴가를 나오게 됩니다.
엄마는 벌써부터 아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줄줄이 꿰면서 식단을 구상중이고, 저는 태연한 척 헛기침을 하지만 내심으로는 가족여행 스케줄 구상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욕심은 끝이 없어서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누워 있고 싶은지라 현실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며, 윗분들께는 반드시 있어야 할 존재가 되어야 하고, 동료들에게는 좋은 벗으로 기억되는 그런 생활을 하기 바랄 뿐입니다.


2010년 10월 12 일 51사단 헌병대 일병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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